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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상자

한 번에 자각몽을 꿨다. (새벽에 깼다 다시 잠들어 자각몽 꾸기)

루시드 드림에 관한 글 링크

자각몽을 꾸는 방법을 보니 새벽에 일어나 40분 이상 깨어있다가
자기 암시를 하며 다시 잠드는 방법이 있었다.

나는 자각몽에 대해 흥미를 느끼기는 하지만 욕구는 별로 없었다.
보통의 꿈도 충분히 의미 있고 깨어있을 때 하는 상상으로
자각몽의 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어느 책에서 보니
한번에 너무 긴 시간을 자면 육체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진다는 글을 읽고
새벽에 깨어있다 다시 잠드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잠들기 전 네시간 후로 알람을 맞춰 놓고 잠에 들었다.
깨어나니 눈이 벌겋고 잠에서 헤어나오기가 힘들었다.
간신히 일어나 화장실을 가고 천천히 몸을 움직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너무 졸렸다.

몸을 좌우로 흔들며
어두운 방 안에 보이는 작은 파란 불빛에 초점을 맞추고
최대한 눈을 깜박이지 않으며 계속 응시했는데
점점 정신이 들었다.

전날 저녁에 먹은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속이 불편했다.
몸을 움직여 소화 시키고 아침에 일어나 해야할 일도 약간 해 놓았다.
한 시간 후에는 완전히 정신이 들어 다시 잠들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이십분 정도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에 꿈을 꿨다.

나는 붉은 벽돌로 된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계단이 너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의아했는데 사실 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신이나서 언젠가 자각몽을 꾼다면 해보기로 했었던 일들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꿈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다 불쾌한 이미지나 경험을 한다면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꿔 보리라 마음 먹었다.
그것이 내 정신적인 면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다.

나는 꿈의 상황을 따라가다가 어느 방 안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 왔다.
그 방 안에서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
그러다 깨어나 버렸다.
나는 '에이 깨어나 버렸잖아' 하며 아쉬워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진짜로 잠에서 깼다.

만약 처음 잠에서 깨고 여전히 꿈인 것을 알았다면
자각몽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자각몽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이것이 꿈인지에 대한
질문과 확인을 습관화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살면서 몇번 자각몽을 꿔 보기는 했지만
자각몽을 꾸는 방법대로 하여 꾼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나는 잠들기 전에 자기 암시도 진지하게 하지 않았다.
손바닥에 손가락이 통과하고 살을 꼬집었을 때 아프지 않으면
꿈이라는 것을 상기하고 잠든 것 뿐이다.

나는 항상 안경을 쓰지 않고도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기를 소망하는데
이번 꿈에서 안경을 썼을 때 보다도 사물이 선명하게 인식되는 경험은
매우 좋았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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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상상을 통해 보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만들어 보려고 계속 노력했다.
나는 이런 과정이 나의 기억력과 현실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주리라고 생각했다.

오늘 꿈에서 갑자기 사물이 선명하게 보여지는 과정을 통해 자각몽을 경험한 후
깨어있는 시간 동안 상상을 해 보았을 때
이전 보다 훨씬 선명하고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