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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5

[소설]자유로워 지는 지구 지구는 항상 생각했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어 조화롭게 살던 지난 때를 말이다. 미래에도 그러한 때가 다시 오도록 항상 마음 속으로 투사를 하였다. 하지만 지구는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과거에 붙들려 있기 때문에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이다. 문명만을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지구 안의 모든 것이 곧 또 다른 자신이다.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면 자신도 변해야 하는 것이었다. 자신은 항상 과거를, 과거를 그리워할 뿐이었다. 지구는 기존의 자신이라고 여기던 모든 것들을 놓아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새로운 순간순간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을 방해하는 과거의 습과 기억으로 이루어진 자아를 놓아버리기로 했다. . . . 지구의 이러한 결정은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졌다. 자아를 놓아버.. 2013. 9. 25.
[소설]지구와 문명 아메리카 원주민의 설화 중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창조주가 꾸는 꿈 속의 존재들이 현실화 되어 지구의 생명체가 탄생하였다는 이야기이다.그 설화에서 나오는 창조주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도 의식이 있고 꿈을 꾼다.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지구가 꾸는 꿈의 주인공들이고 지구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 존재들이다.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지구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지구에 존재할 수가 없다.인간이 이룩한 문명도 마찬가지이다. 지구에게는 문명도 자신의 일부이다. 인간은 자신들이 창조한 문명을 열렬히 사랑하였고 문명에 자신들의 의식과 생명을 나눠 주었다.문명은 인간들이 주는 에너지를 받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아를 갖추게 되었다. .. 2013. 1. 21.
[소설]가족농원에 살고 있는 뱀이 말했다. 아는 분의 초대로 러시아 '다차' 같은 가족농원에 갔다. 때는 6월이었고 그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터 한창 뛰어다니기 바쁜 어린 손녀 둘까지 제법 사람수가 되었다. 다 해야 100평이 될까 말까한 작은 농원이었다. 러시아 '다차' 처럼 통나무로 지은 작은 집이 있고 그 앞으로 주차할 수 있는 마당과 뒤로는 싱싱한 채소가 자라고 있는 푸른 텃밭이 보였다. 아이들은 벌써 뛰어다니기 시작하고 어른들은 차 안에서 가져온 짐을 나르느라 바빴다. 나는 주위의 풍광을 감상하며 잠시 집 둘레를 돌아보고자 했다. 편안한 기분으로 터벅터벅 걸음을 옮겨 집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텃밭 앞에서 머리를 세운 뱀 한 마리와 마주쳤다. 나는 구렁이인지 독뱀인지 모르겠으나 아이들도 있는데 다칠까 걱정이 되어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겠다.. 2012. 1. 23.
[소설]가르칠 수 있을 때 가르쳐야지. 엄마가 반찬을 만들고 있다. 엄마가 두 딸을 부른다. 와서 반찬 만드는걸 배우라고 한다. 큰 딸이 '나 지금 숙제해야 해'라고 말한다. 엄마가 말한다. "으이구 이 화상아. 너는 엄마, 아빠가 언제 죽을지 아냐? 가르칠 수 있을 때 가르쳐 놔야지." 큰 딸이 말한다. "아 왜 엄마는 그런 소리를 하고 그래-!" 엄마가 말한다. "사람 죽고 사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게야. 내일 일, 모레 일도 모르는데 엄마, 아빠가 언제 죽을지 너네들이 언제 엄마, 아빠 품에서 떠나 살게 될지 어찌 알아. 다 시간이 있을 때 너네들 좋아하는 이런 반찬 만드는 법도 배워 놓고 그래야지. 너 나중에 엄마 죽고 난 다음에 못 배워놨다고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없어. 이리와서 앉아 엄마 하는거 보고 배워둬." 엄마는 엄마가 살면서 .. 2010. 9. 28.
[소설]준호의 변화 준호는 올해 태어난 어린 동생이 하나 있다. 동생과는 세살 차이로 준호는 4살이다. 준호는 늘 동생을 오줌똥싸개라며 놀리며 멀리했다. 어느날 준호는 거실에서 낮잠을 자다 거실의 큰 소파 만한 거대한 검은 거미가 베란다 창문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오는 무시무시한 꿈을 꾸었다. 거미는 거대한 발을 움직이며 자꾸만 준호에게 다가오는데 꿈 속에서 준호는 너무 무서워서 거미를 보면서도 몸이 움직이지를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동생이 나타났다. 꿈속에서 동생은 거미 만큼 몸집도 크고 말도 할 수가 있어 거미에게 큰소리로 "우리형 괴롭히지마!"라고 소리치며 준호 앞에 기어와 앉았다. 그리고 어디서 났는지 거대한 우유병을 한 손으로 들더니 거미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꿈에서 깬 준호는 꿈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 2009.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