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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상자

천적이 있어야 생명도 유지된다.

어느날 문득 그런 느낌이 들었다.
'천적이야 말로 먹이로 삼는 생명의 존재를 가장 긍정하는 이가 아닐까?'
자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먹이 또한 존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천적이 존재하여야 그 동물이 먹이로 삼는 또 다른 생명도 적당히 유지가 된다.
그런면에서 천적은 종족 유지에 필수가 아닐까 싶다.
천적이 없다면 개체수에 제한을 두는 다른 자연적인 조건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생명이 생명을 잡아 먹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 먹는다 했을때
호랑이가 토끼를 잡는 순간은 자신 조차 잊고 오로지 토끼에게 정신을 집중하는 순간일 것이다.
한 존재가 한 존재에게 고도로 정신을 집중하는 순간.
토끼의 작은 몸짓도 놓치지 않고 보고 듣고 느끼는 순간.
몰입.

나는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고 싶지는 않지만
살면서 누군가에게 그 정도로 관심을 받는 다는 것도 특별한 체험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천적의 중요성을 느끼는 나로서는
인간들이 감당 못할 만큼 늘어난 개나 고양이를 볼 때 마다 천적이 아쉽다.

개나 고양이도 번식기가 오면 짝을 찾고 싶고 자식을 갖는 느낌을 맛 보고 싶어 한다.
인간의 사정에 따라 애완동물의 자연스러운 욕구는 제한되지만
그럼에도 감당 못할 만큼 개체수는 늘어난다.

그런데 그 개체수는 누가 조절해주지?